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Bridge Software Engineer(BrSE) 일이 어떤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3년간 BrSE 일을 하면서 제가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BrSE 직무가 생소하신 분들은 이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취준일기] Bridge Software Engineer가 되었다
입사한 지 만 5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쓴다. ^^ 취준일기를 마지막으로 쓴 시점 이후로도 계속해서 기업 면접들을 봤지만, 대부분 인연이 안 닿았다. 너무 합격하고 싶었고, 꼭 합격할 것만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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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혈혈단신으로 파견되어 본 적이 있나요?
그것도 쌩신입 주니어로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요?
놀랍게도 제가 그랬습니다.
물론 여기 SI 바닥에서는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 같긴 합니다.
사수도 없고, 회사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안 시켜준 채로 바로 프로젝트 투입시켜서 (BrSE 교육이 없대요 ㅋ) 맨날 삽질하고 고객한테 깨져가면서 업무 배웠네요.
혼자 파견 나와서 무엇을 했느냐면요,
- 고객 요구사항에 따른 시스템 분석 및 설계서 작성
- 베트남 개발팀(GDC)과 개발 진행 상황 공유 및 이슈 대응 (영어로 진행)
- 프로젝트 진척도 관리, 이슈 발생 시 고객 보고
- 단위 테스트 설계 및 수행
- 코드 리뷰, 가끔은 직접 코딩
- 고객용 GDC 협업 가이드 작성 및 고객 대상 성공 사례 발표
프로그래밍 빼고 거의 다 해봤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들 의문은 '왜 혼자 투입되느냐'일 텐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오프쇼어 개발자를 투입해서 인건비를 절약해야 하는데,
그 개발자들을 서포트 하는 BrSE의 계약 단가가 두세 배로 비싸버리니 수지타산이 안 맞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BrSE를 안 쓰고, 쓰더라도 한 명만 투입하게 됩니다.
SI 프로젝트에 혼자 투입되는 건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더군요.
외로움은 기본값이고요,
부당한 일을 당하면 그냥 혼자 감내하든지 아니면 혼자 싸우든지, 뭐가 됐든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가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인지, 좀 더 나은 길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길을 잃고 중간에 주저앉아도 스스로 일으켜 세워서 옳은 방향인지도 모를 길을 따라 나아가야 합니다.
혼자 일하는 데에 장점도 물론 있습니다.
내가 개척하는 길이 곧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협의를 해야 될 사수나 동료가 없다면,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길이 곧 정답이 되지요.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주니어는 객관적으로 최선인 길을 혼자서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니어가 제멋대로 판단해서 결정하도록 고객이 가만 내버려두지 않죠.
주니어는 절대적으로 멘토가 필요합니다.
멘토를 통해 혼자 삽질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혼자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요소들을 발견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죠.
그리고 운이 좋다면 멘토가 정신적 지주가 되기도 합니다.
사회생활 및 잔머리 스킬도 어깨너머 배우게 되죠.
물론 이 모든 건 멘토가 좋은 사람이라는 전제가 뒷받침되긴 합니다만, 그다지 좋지 않은 멘토도 분명 도움 되는 면이 있습니다.
SI 바닥에서는 도무지 혼자 해낼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누구든 혼자 내던져지면 어떻게든 헤쳐나가겠지만... 굳이 그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할까요?
저는 지난 3년간 사수나 상사의 멘토링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왔습니다.
혼자서 일을 잘 해내왔다고 자부하기에는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여태껏 버텨낸 건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네요.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전 무조건 다른 일을 할 것입니다.
혼자 파견 나가서 일한다는 건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려 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무조건 같은 회사/소속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같이 일하는 곳으로 갈렵니다.
아무래도 파견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그런지, 통상적인 회사 생활에 약간의 로망과 동경이 있네요.
혹자는 10~20년간 똑같은 사람들이랑 한 팀으로 일 하는 게 싫다고는 하지만,
몸소 겪어보고 뭐가 더 싫은지(?) 판단해 보고자 합니다. ㅋㅋ
올 한 해 잘 마무리한 후 긍정적인 변화를 맞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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