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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3] 그저 다 포기하고 싶을 땐 어떡해야할까

FATKITTY 2023. 11. 2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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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인생이 살살 꼬이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꼬은 거긴 하지만, 아무튼 꼬였다.
 
단단히 꼬인 매듭들을 하나씩 풀기 위해서 인생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프세 활동도 시작하고, 점심시간에 운동도 하고, 예쁜 옷들을 사 입고,
독일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혼자서 여러 가지 컨텐츠를 기획하고 실천하며
삶을 굉장히 알차고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
이상하게 가슴속 공허함은 더 커져만 간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근본적인 우울함과 무기력함의 원인이 해소되지 않아서 그런가.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힘만 더 부치는 느낌이다.
 
요새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듣고 있지 않으면 미칠 것 같다.
I don't want to be left alone with my own thoughts and feelings.
그래서 제대로 듣지도 않는 노래나 팟캐스트 등의 background noise를 끊임없이 틀어둔다.
 
일이 힘든 것도 아니고 딱히 걱정해야 할 거리도 없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내가 무얼 갈망하는지도 모르겠고
가끔은 그저 다 내려놓고 영영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만이 선명하게 든다.
 
나 자신이 참 대견하고 사랑스럽다가도
어느 날은 나 스스로가 너무 혐오스럽고 한심하기도 하다.
일정한 규칙 따위 없다.
가끔은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 밤에 미친 듯이 울며 잠들곤 한다.
우는 이유도 딱히 없다.
그저 누워서 미래를 그리거나 과거를 회상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물이 쏟아진다.
 
요즘엔 사무실에 계신 책임님들을 보며 슬퍼지기도 한다.
나도 그분들처럼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데, 배우자를 만날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
서른 전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데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것이 이리도 힘들고 어려운 일일 줄이야.
 
모르겠다, 적다 보니까 더 슬퍼진다.
그간 분명 좋은 일들도 참 많았는데
왜 매번 부정적인 생각들에 잠식될 때만 블로그에 찾아오게 되는지
 

Instagram @undercover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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